안녕하세요~
보조출연 알바 후기 3편으로 돌아왔습니다!!!
2편에서 예고한대로 오늘은 기억의 밤이라는 영화에 보조출연했던 내용을 써보겠습니다.^^
기억의 밤은 강하늘, 김무열 주연의 스릴러 영화로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한 스토리로 영화관에서 재밌게 봤습니다. 물론 제가 나오는 장면을 찾는 재미도 있었고요.^^
어두운 분위기의 스릴러, 미스터리물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2년 전인 2017년 5월, 오전 8시까지 모임장소인 여의도역으로 갔는데요. 초여름이라 한창 더워질 시기에 영화배경은 겨울이라 두꺼운 옷들을 잔뜩 준비해서 갔습니다.ㅠ
전날 받은 문자에 형사 역할이 필요하므로 형사복장을 준비하라고 해서 파카와 두꺼운 티, 청바지 등을 준비했는데요. 이렇게 촬영 전날 문자로 어떤 역할이고 필요한 복장은 무엇인지 알려주니 그에 맞춰 준비하면 됩니다.
오전 8시가 넘어 20명 정도의 인원이 모이고 잠시 후 보조출연자들을 이끌 반장님이 와서 인원체크를 한 후 대기해있던 승합차에 나눠 타고 첫 촬영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첫 촬영장소에는 촬영 스태프들이 타고 다니는 대형 촬영버스와 촬영장비를 실은 트럭이 이미 와있었습니다. 차량 주변에서 스태프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비로소 촬영하러 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촬영버스 앞에 보조출연자들이 모여 대기하면서 순서대로 버스 안에 들어가 각자 준비해온 형사복장으로 갈아입었는데요. 저도 준비해온 파카와 청바지로 갈아입고 첫 촬영을 기다렸습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두꺼운 옷을 입고있어도 많이 덥지는 않았지만 햇빛이 내리쬘 오후를 생각하니 걱정이 되더라고요.
어쨌든 30분정도 기다린 후 반장님의 지시에 따라 근처에 있는 낡은 건물로 이동했습니다. 형사역할을 하러 왔으니 당연히 실제 경찰서에서 촬영할거라 생각했는데 엉뚱한 건물로 가서 의아했는데요. 낡은 건물 안에 들어가보니 경찰서 세트장이 있었습니다!
업무를 하고 있는 실제 경찰서를 빌리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못했던 저를 반성하며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세트장에 감탄하고 있는 사이 반장님의 지시에 따라 보조출연자들은 각자의 위치로 가서 촬영준비를 했습니다.
첫 번째 촬영장면은 바쁘게 돌아가는 경찰서의 모습이었는데요. 신고전화를 받는 장면, 사건 브리핑을 하는 장면, 급하게 현장으로 출동나가는 모습 등을 나눠서 촬영했습니다. 매 장면을 찍을 때마다 촬영장비를 세팅하는 시간이 추가되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촬영시간은 상당히 길었습니다.
저는 사건 브리핑을 하고 있으면 밖에서 허겁지겁 뛰어들어와 자리에 앉아 브리핑을 듣는 역할을 맡았는데요. 들어오는 타이밍이 너무 빨랐는지 반장님께서 1분정도 세고 들어오라고 해서 핸드폰에 있는 초시계를 이용하여 정확히 1분이 된 후에 뛰어들어가는 노력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반장님이 지시하는대로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저같은 초보자도 충분히 할 수 있었습니다.
무사히 첫 촬영을 마치고 두 번째 촬영은 절반의 인원만 필요하다고 해서 뽑히지 않은 분들은 퇴근을 했습니다. 저는 다음 촬영에도 뽑혀서 촬영을 이어갔는데요. 조기퇴근해도 8시간 일한만큼의 수당은 받을 수 있으므로 뽑히지 않은게 더 좋았을 수도 있었지만 처음이다보니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즐겁게 다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이게 고단한 촬영의 시작인 줄은 꿈에도 모르고 말이죠.
두 번째 장소는 인천이라 이동시간이 꽤 길었습니다. 인천에 도착해서 늦은 점심을 먹고 또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한참이 지난 후 인적이 드문 골목을 지나가는 장면을 찍었는데요. 이때부터는 해가 중천에 떠있어서 더운데 겨울옷까지 입고 있으니 죽을 맛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는 뽑히지 않아 촬영하는 것을 구경만 했습니다. 뭔가를 하면 시간이라도 잘 갈텐데 가만히 보고만 있으려니 시간이 더 느리게 가더라고요.
단순히 걸어가는 장면을 찍는 것인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같은 장면이지만 여러 각도에서 촬영을 하기 위해서 다시 세팅을 하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화의 단순한 장면도 쉽게 만들어지는게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늦은 오후가 되서야 두 번째 촬영이 끝났고 드디어 마지막 촬영을 위해 근처에 있는 오래된 주택가로 이동했습니다. 형사 역할을 할 때 입었던 것과는 다른 겨울용 의상으로 갈아입고 대기하고 있으니 반장님께서 이번에는 여자 보조출연자와 함께 연인처럼 걸어가는 역할이라고 했습니다. 여자친구 없는 제가 보조출연을 하면서 연기로나마 여자친구가 생기게 되니 지쳐갈 무렵 다시 힘이 생겼습니다.^^
첫 촬영과 마찬가지로 역시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연인처럼 어깨동무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잘 걸어가기만 하면 되는거였으니까요. 다시 해보기 힘든 귀한 역할이었던만큼 NG가 많이 나서 여러 번 촬영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너무나도 순조롭게 진행되어 금방 끝난게 아쉬울 따름이었습니다.ㅠ
영화에서는 스쳐가는 한 장면에 불과하여 당연히 대화는 나오지 않았지만 나름 연기에 몰입하여 상대 여자출연자분과 실제 연인인 것처럼 대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저녁에 뭐 먹을까?"라는 제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하지 않으시고 "아무거나 좋아!"라고 대답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후 몇 번의 지나가는 장면을 더 촬영하고 저녁 9시가 되어서야 끝났습니다. 처음 모였던 장소인 여의도까지는 데려다 줄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더군요. 인천에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서울에 있는 집까지 오니 완전히 녹초가 되어 씻지도 못한 채 바로 잠들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배우들을 보지 못했다는 겁니다.ㅠ 보조출연을 하면서 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고 하여 기대를 하고 갔는데 영화촬영의 경우 배우들이 촬영하는 날은 따로 정해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반면 드라마 촬영 때는 배우들을 코앞에서 실컷 보았습니다!
이 날 출연수당은 89,321원이었고 5일 후에 계좌로 입금되었습니다. 인천까지 갔기 때문에 지역비가 포함된 수당이었는데요. 이전에 쓴 보조출연 알바 후기 1에서 드라마의 경우 수당의 10%를 제하고 두 달 후에 나머지 수당이 들어온다고 했는데 영화의 경우에는 제하는 것 없이 한 번에 다 들어온다는 점에서 드라마와 차이가 있더라고요.
보조출연 알바는 신체적으로 힘들지 않고 초보자들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굳이 힘든 점이라면 대기하는 시간이 길다는 것인데요. 대기하는동안 무엇을 해도 상관없지만 핸드폰을 보는 것도 지겨워질만큼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게 조금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같이 출연했던 분들과 친해져서 대화를 하니 시간이 조금 빨리 갔습니다.
이상 영화 기억의 밤에 보조출연했던 후기를 썼는데요. 재밌게 읽으셨나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는 드라마 무법변호사에 출연했던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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